컴퓨터를 일정 시간 쓰지 않으면 컴퓨터 스크린이 꺼지고 작업 중인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임시 보존 상태에 들어간다. 절전 모드다. 마우스나 키보드를 입력해 되돌아올 수 있다. 유선 입력 장치일 때 커서를 한 번 움직이거나 아무 키나 한 번 누르면 되돌아 오지만, 무선 입력 장치일 때는 좀 다르다. 블루투스 키보드 사용자는 기본 윈도 운영체제 설정 상태에서 절전 모드를 해제하기가 번거롭다. 왜인지 키를 한 번만 입력해서는 반응하지 않는다. 여러 번 입력하고 난 뒤에야 절전 모드가 해제되는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 스크린이 다시 켜진 상태에서도 블루투스 키보드 입력 자체는 곧바로 정상화하지 않을 때가 많다. 마치 블루투스 키보드가 컴퓨터와 별도로 자체 절전 모드에 들어가 있었던 것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실제로 컴퓨터에서 블루투스 키보드 절전을 못 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음 순서로 설정을 찾아 들어간다.
컴퓨터 시작 단추를 누르고 검색창에 또는 탐색기를 띄워 주소창에 ‘control’을 입력한다. 빠르게 제어판을 띄우는 방식이다. 제어판의 오른쪽 상단에서 선택할 수 있는 ‘보기 기준’이 ‘범주’로 돼 있다면 제어판 메뉴 범주 중 ‘하드웨어 및 소리’를 선택하고 그 다음 목록에 나타난 항목 가운데 ‘장치 및 프린터’ 영역 아래에 수평으로 늘어서 있는 텍스트 버튼 중 ‘장치 관리자’를 찾아 연다.
장치관리자 목록에서 ‘Bluetooth’ 장치 그룹을 찾아 펼친다. 펼친 그룹에는 현재 연결된 블루투스 장치와 이 장치를 연결하고 제어하기 위해 컴퓨터에 내장된 블루투스 칩셋이 나타난다. 컴퓨터의 블루투스 칩셋 제조사를 어디일지 추론해 그에 맞는 칩셋 장치 항목을 찾아야 한다.
내가 사용 중인 컴퓨터는 인텔 코어 i5 CPU를 탑재한 LG 그램 13인치 모델인데 블루투스 칩셋 또한 인텔의 것을 쓰고 있다. 장치관리자 목록에서 인텔의 블루투스 칩셋 명칭은 ‘인텔(R) 무선 Bluetooth(R)’이다. 칩셋을 제대로 찾았다면 이 항목에 마우스 커서를 맞추고 컨텍스트 메뉴(마우스 우클릭 메뉴)를 띄운 다음 ‘속성’을 연다.
‘인텔(R) 무선 Bluetooth(R) 속성’ 창이 나타났을 것이다. 이 창은 일반, 고급, 드라이버, 펌웨어, 자세히, 이벤트, 전원 관리, 이렇게 7개 탭을 포함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설정은 맨 오른쪽 끝에 있는 ‘전원 관리’ 탭에 있다.
전원 관리 탭을 열면 체크박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나타난다. 그 중 하나는 ‘전원을 절약하기 위해 컴퓨터가 이 장치를 끌 수 있음(A)’이다. 이 문구 왼쪽의 체크박스가 활성화(V) 돼 있을 것이다. 이 체크박스를 한 번 눌러서 활성화 표시를 없앤다. 이제 이 창의 오른쪽 아래에 있는 ‘확인’을 눌러 닫는다.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 컴퓨터는 절전 상태에서 유선 키보드처럼 블루투스 키보드 입력으로도 예전보다 더 빠르게 일반 가동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면 이전까지 컴퓨터에 연결된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는 컴퓨터의 절전 모드 명령에 따라 각 블루투스 입력장치 기기도 절전 모드에 들어가는 동작을 해 왔다고 봐야 한다. 요컨대 사용자가 절전 모드에 들어간 컴퓨터를 깨우기 위해 블루투스 키보드를 입력하면 우선 블루투스 키보드와 컴퓨터의 블루투스 제어 장치(칩셋 또는 동글)가 먼저 절전 모드에서 해제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단계의 키 입력을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후 재차 키 입력을 해야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절전 모드를 해제하라는 신호로 처리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추론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의 공식 기술 문서를 참조하지 않았으므로 틀릴 수 있다.
그리고 장치 관리자 설정에서 블루투스 칩셋의 전원 절약 설정을 해제해 두는 것은 블루투스 기기의 배터리를 더 빠르게 소모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블루투스 기기 제조사에 따라 전원 절약 기능이 과도한 점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절전 모드를 해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가 사용자 입력에 너무 자주 제때 반응하지 않는 문제 또한 이 글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하라는 조언이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에 올라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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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8 구상 240309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