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간형 로봇 기사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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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족보행 로봇 로보레이의 걷기 동작 연속촬영 사진. [출처=삼성종합기술원 지능형로봇연구팀 명의로 게재된 ‘동적 보행 휴머노이드로봇용 리얼타임 3D 동시 위치 및 지도구성’ 논문] http://mindtrans.narod.ru/pdfs/Onboard_Odometry_Estimation.pdf
지난해(2013년) 5개월정도 삼성전자/그룹, LG전자/그룹 출입기자로 살았다. 그 시기에 쓴 기사 대부분은 결과물의 수준에 비해 들인 노력이 상당했던 걸로 기억한다. 삼성전자의 인간형 로봇 연구 현황을 다뤘던 꼭지(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31010220932)도 그런 기사 가운데 하나.

오늘 저 ‘삼성이 만든 인간형 로봇,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의 2013년 10월 11일자 기사에 대해 한 월간지 편집자께서 문의를 해 오셨다. 해당 문의가 “기사 내용이 좋아서 로봇 관련 기획용 원고 하나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으면 물론 지금처럼 한가하게 페이스북에 노트 몇 줄 쓰는 여유는 못 부렸을 듯.

기사에 쓴 이미지를 연합뉴스 포토DB에서도 찾을 수가 없는데 어떤 경로로 구하셨는가를 묻고 있었다. 요청에는 메일로 간단히 회신을 했는데 아래에 그 답이 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기록 차원에서 페이스북 노트에 이런 식으로 끄적여 볼 예정.

http://mindtrans.narod.ru/pdfs/Onboard_Odometry_Estimation.pdf

약 2년전 쯤 국제 인공지능 및 로봇관련 학회에 발표된 논문인데, 문제의 삼성전자 인간형 로봇 ‘로보레이’ 개발팀 연구자들이 주도적으로 작성한 듯하다. 내가 안되는 영어로 이해하기엔, 로보레이에 적용된 디지털 시야 처리 방법과 이동경로 파악 기법, 무게중심을 잃지 않는 2족보행 기술 등을 다룬 것 같다.

사실 기사를 쓸 당시 미처 염두에 두지 못한 것이 이미지 출처 표기다. (내가 기억하는한) 기사에 쓴 모든 이미지는 위 링크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데, 정작 기사에는 해당 출처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점은 바로잡아야겠다. 삼성 종합기술원이 지금도 인간형 로봇을 연구중일까? 아는 분은 좀 알려 주시라.

131010 출고 기사를 갖고 대략 10개월 뒤 140812 회고한 글을 160723 개인 블로그에 옮김. 170402 다시 옮기고 편집.

본문엔 지난해라 썼지만 실제론 3년전, 전자/부품 시장을 무대로 사업하는 주요 기업과 계열법인 취재를 맡고 있었다. 메이저라 할 수 있는 모바일 기기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담당 기자는 따로 있어서 대형 가전과 기타 제품 사업 이슈를 담당해야 했다. 그럼에도 요구되는 역량은 비슷했다. 신중함과 통찰력보다는 정치적인 계산과 순발력을 갖춘 기사가 환영받는다는 느낌. 각 사업장과 협력사의 직원 근로실태나 하도급 관행 등 굵직한 사안을 기사화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임원들 출입국이나 그룹 지배구조 관계자들의 사생활에 관한 타 매체 기사를 뒤적여야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이전까지 컴퓨팅 영역을 담당하다 전자/부품 쪽으로 갔던 건데, 4개월만에 다시 컴퓨팅으로 되돌아왔다. 애는 썼지만 일하는 재미가 덜했다. 일일 마감 시스템의 한계였다. 발제부터 마감까지, 며칠이 걸렸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이 로보레이 기사는, 개중 단독을 달아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공을 들였던 꼭지다. 굴지의 삼성전자가 만들었지만 사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한 이족보행 로봇과 그 근황 얘기. IT매체를 표방하려면 IT의 요소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그 와중에 나름대로 고집을 부렸던 셈이다. 후속보도도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기회가 없었다. 지금처럼 로보틱스가 주목받을 줄 미리 알았다면 좀 더 파볼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