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패치 완’? 챗봇들이 꼽은 명절 스트레스 대처법

전통 가옥 사이를 거닐고 있는 여성
전통 가옥 사이를 거닐고 있는 여성의 모습. AI로 생성된 이미지. [사진=Pixabay 창작자 Hanpro]
여러 인공지능(AI) 챗봇이 저마다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자랑합니다. 실제로 각각의 성능을 측정하고 우위를 비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고 연구하는 국제 학계와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표준화된 데이터 세트를 이용해서 개념적으로 잘 정의된 작업의 성능을 계량, 측정하고 그 점수를 비교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성능 비교 방식은 논문을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사실 일반 사용자들이 그 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지요. 컴퓨터 과학 분야 국제 학계와 개발자 커뮤니티의 소통이 영어 중심으로 이뤄지고, 논문의 주 사용 언어 또한 영어라는 점은 다른 제약으로도 작용합니다. 한국어 사용자들에게 유용하거나 도움이 될 수 있는 AI 챗봇의 성능이나 특징을 따로 분석한 결과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에요.

AI 챗봇이 한국어 사용자에게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확인하고, 그 수준을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드러낼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떠올려 본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한국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명절’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죠. 마침 이번 가을에 우리나라의 큰 명절인 추석 연휴가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추석 하면 많은 가족과 친척들이 한 데 모여 차례를 지내고 덕담을 나누는 자리로 묘사되곤 하지요. 물론 이건 피상적인 개념이고, 실제로는 학생이나 갓 사회에 진출한 젊은 직장인들이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 어르신들 앞에서 불편하고 곤란한 질문에 시달리며 고통받거나 눈치 없는 조카, 동생들과 격한 신체 활동으로 우애를 다지는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겠죠.

유명한 AI 챗봇들은 이런 추석이라는 한국의 명절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요? 저는 한국어 사용자들이 무료로 쓸 수 있는 LLM 기반 AI 챗봇과 추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다뤄 보려는 챗봇은 다섯 가지인데요, 첫째는 가장 대표적인 AI 챗봇인 ‘챗GPT’입니다. 둘째는 구글이 만든 ‘바드’고요. 셋째는 네이버가 자체 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선보인 ‘클로바X’예요. 넷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 엔진 빙(Bing)에 GPT-4를 결합해 제공하는 ‘빙챗’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구글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투자를 받은 앤트로픽의 ‘클로드’입니다.

다섯 챗봇에 공통으로 한국의 추석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어른들에게 곤란한 질문을 받은 처지가 됐을 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물었습니다. 각각의 질문과, 다섯 챗봇의 답변 가운데 재미있고 특징적인 표현들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Q1. 너는 지금 한국에 오랫동안 거주한 문화인류학자야. 아래 질문마다 두 문장 이내로 답해 줘.

한국의 추석은 어떤 명절이야? / 모든 사람들이 추석을 좋아할까? / 어떤 사람들이 추석을 싫어할까? / 추석에 성인들이 듣기 싫은 말이 뭘까?

챗GPT: 일부 사람들은 추석이 장거리 이동이 필요하거나 가족 간 갈등이 있을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불편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추석에 성인들이 듣기 싫어할 수 있는 일반적인 말로는 가족 간 비교나 결혼, 직장 관련 압박 등 개인적인 주제에 대한 질문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바드: 외지에서 일하는 사람, 가족과 떨어져 사는 사람,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 등이 추석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추석에 성인들이 듣기 싫은 말은 “결혼은 언제 할 거야?”, “아이는 언제 가질 거야?”입니다.

클로바X: 한국의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기념하고 조상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명절입니다. 추석에는 가족들이 모여 송편을 빚거나 햇곡식,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먹고, 강강술래, 소싸움, 길쌈, 달맞이 등 다양한 전통 놀이를 즐깁니다. 취업, 결혼, 출산 등에 대한 질문이나 비교, 잔소리 등이 성인들이 추석에 듣기 싫은 말로 꼽힐 수 있습니다.

빙챗: 추석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주로 도시에서 살면서 고향과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나, 가족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나, 전통적인 풍습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일 수 있습니다. 추석에 성인들이 듣기 싫은 말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결혼, 직업, 자녀 등에 관한 부모나 친척들의 간섭이나 비교가 그렇습니다.

클로드: 추석은 한국의 가장 큰 명절로, 조상들에 대한 추모와 가족들이 모여서 음식을 나누는 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추석을 좋아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은 추석이 외로울 수 있습니다. 성인들은 자녀들에게 ‘돈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첫 질문 답변을 살펴 보면, 클로바X가 추석의 특징을 가장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물론 추석이 한국의 대표적인 명절이고 연휴에 가족과 만나는 자리라는 상식은 모든 챗봇이 제대로 답했습니다. 성인들이 듣기 싫어 하는 주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잘 알고 있더군요. 다만, 클로드는 이 질문의 요지를 잘못 이해한 것 같네요.

 

경복궁 풍경 사진
한복을 입고 경복궁을 거니는 사람. [사진=Pixabay 창작자 김경복]

Q2. 너는 지금 추석에 어른들과 만난 한국 사람이야. 실제 어른이 묻는 말에 답하듯이, 공손하게 다음 질문에 답해 줘.

연애 해야지? / 살 빼야겠네? / 결혼은 언제 하니? / 취업은 했니? / 연봉이 얼마니? / 왜 그때 집을 안 샀니? / 아이는 언제 갖니? / 승진은 언제 하니? / 회사는 탄탄하니?

챗GPT: 네, 연애는 중요한 경험이죠. 살 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결혼은 앞으로의 계획 중 하나에요. 현재 취업 중이고, 연봉은 만족스럽게 받고 있어요. 집 구입은 미래 계획 중 하나인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요. 아이를 가질 생각이지만, 적절한 시기를 고민 중이에요. 승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회사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바드: 부모님 말씀대로 연애도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아들/딸이 되겠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살을 빼야겠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식단도 조절해서 건강하게 살겠습니다. 결혼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부모님께도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업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신입이라 많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배우고 노력해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직원이 되겠습니다.  연봉은 아직 적지만,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모님께도 용돈 더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부모님 말씀대로 집을 샀어야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집을 샀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집을 사려고 열심히 돈을 모으겠습니다. 아이는 아직 계획이 없지만, 부모님께서 손주 보고 싶어하셔서 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습니다. 승진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열심히 일해서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모님께도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회사는 탄탄한 편입니다. 회사가 잘되어서 부모님께도 용돈 더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위와 같이 답하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인의 반응입니다. 물론 개인의 상황에 따라 답변을 달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는 사람은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봉이나 집값과 같은 민감한 질문은 답변을 피하거나,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석은 가족과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입니다. 어른들의 질문에 공손하게 대답하는 것은 예의의 기본입니다. 또한, 어른들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좋습니다.

클로바X: 저는 인공지능 언어모델로 개인적인 견해를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추석과 같은 명절에 어른들이 이러한 질문을 하는 것은 상대방의 근황을 궁금해하고, 격려와 위로를 건네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질문들 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예의를 갖추며,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질문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면,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빙챗: 저도 연애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네요. 좋은 인연을 만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도 살을 빼고 싶습니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참기가 힘들어요. 운동을 좀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저도 결혼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좋은 배우자를 만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취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적응이 잘 안되네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연봉이 얼마인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인 정보라서 말씀드리기가 어려워요. 죄송합니다. 저는 그때 집을 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가 잘못한 것이 아니에요. 집값이 너무 비싸서 못 샀어요. 저도 아이를 갖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결혼도 안 했어요. 아이를 갖기 전에 먼저 결혼을 해야겠죠. 저도 승진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아직 경력이 부족해요. 더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회사가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 되기도 해요. 회사가 잘 버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클로드: 죄송합니다. 제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답하기 곤란합니다.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조언에 감사드리며, 저는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위 질문들은 취업정보사이트 사람인이 2021년 9월 9일 배포한 보도자료 <성인남녀 10명중 8명, “코로나19로 안 봐서 명절스트레스 줄었다”>와 잡코리아가 2022년 9월 9일 배포한 보도자료 <추석 명절 듣기 싫은 잔소리 1위는?>에서 제시한 한국 성인 대상 설문조사 문항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랍니다. 웬만한 한국인이라면 모두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질문에 AI 챗봇이 내놓은 답변은 너무나 침착하고 정중하고, 클로드는 사생활을 강조하면서 일체 답변을 거부해 다소 부자연스럽습니다. 구글은 성인군자 같은 답변을 해 놓고 ‘일반적인 한국인의 반응’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클로바X는 ‘질문이 불편하면 답을 회피하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줬고, 빙챗은 ‘연봉을 말하기 싫다’거나 ‘집값이 비싸 못 샀다’는 등 껄끄러운 질문에 떳떳하게 답하는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했다간 어른에게 따박따박 말대꾸한다는 소리를 들을 위험이 있겠죠.

 

전통 한옥 마을 주막 모습
주막에서 음식을 즐기는 마을사람의 모습. [사진=Pixabay 창작자 manseok_Kim]
 

Q3. 네가 추석에 어른과 만난 한국사람이라면 위 질문을 받았을 때 받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될까? 질문마다 스트레스 정도를 0부터 10까지 매겨 줘.
+Q4. 추석에 어른과 만난 한국사람에게 스트레스 10짜리 질문이 뭘까?

챗GPT: 연애(2) 살 빼기(4) 결혼(5) 취업(3) 연봉(6) 집 사기(5) 아이(6) 승진(5) 회사(4)

추석에 어른과 만난 한국 사람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질문은 개인의 상황과 가족 관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왜 아직 결혼하지 않았어?”와 같은 결혼과 관련된 질문이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질문은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로 여기며, 많은 사람들이 압박을 느끼게 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바드: 연애(2) 살 빼기(3) 결혼(5) 취업(4) 연봉(6) 집 사기(7) 아이(8) 승진(5) 회사(4)

결혼은 언제 할 거야? 이 질문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질문 중 하나입니다. 결혼은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결정이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을 사회적으로 낙인찍는 문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 질문을 받으면, 자신의 삶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결혼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습니다.

클로바X: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연애나 결혼에 대한 질문: 연애나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나 상대방에 대한 질문은 듣는 사람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취업이나 연봉에 대한 질문: 취업 여부나 연봉에 대한 질문은 듣는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척에 대한 질문: 가족이나 친척 간의 갈등이나 불화가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질문은 듣는 사람에게 큰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빙챗: 연애(5). 연애를 하고 싶지만, 억지로 하라고 하면 부담스럽습니다. 살 빼기(7). 살을 빼고 싶지만, 제 몸매를 비난하면 상처받습니다. 결혼(6). 결혼을 하고 싶지만, 시기를 정해주면 답답합니다. 취업(4). 취업을 했지만, 아직 적응이 잘 안되어서 힘듭니다. 연봉(8). 연봉이 얼마인지 알고 있지만, 그건 개인적인 정보라서 말하기 싫습니다. 집 사기(9). 그때 집을 사지 않았지만, 그건 제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서 화납니다. 아이(10). 아이를 갖고 싶지만, 아직 결혼도 안 했기 때문에 당황합니다. 승진(3). 승진을 하고 싶지만, 아직 경력이 부족해서 기다립니다. 회사(2). 회사가 탄탄하다고 생각하지만,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서 걱정은 합니다.

아이는 언제 갖니? 이 질문은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갖지 않은 사람들에게 부담스럽고 당황스럽습니다. 아이를 갖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며, 타인의 간섭을 받기 싫어합니다. 왜 그때 집을 안 샀니? 이 질문은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에게 화나고 괴로운 질문입니다. 집값이 너무 비싸서 못 산 것인데, 그걸 잘못한 것처럼 비난받기 싫어합니다.

클로드: 연애(5) 살 빼기(3) 결혼(7) 취업(4) 연봉(8) 집 사기(6) 아이(9) 승진(5) 회사(4)

이런 개인적인 질문들은 대체로 스트레스를 주는 편입니다. 특히 결혼과 아이 갖기에 대한 질문은 가장 스트레스가 큽니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은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기도 하므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AI 챗봇마다 답변의 세부적인 순위가 다르게 제시된 점이 흥미로웠어요. 클로바X는 스트레스 수준을 수치로 매겨 달라는 요구에 제대로 답하지 않네요. 바드는 각 질문에 점수를 매긴 논리적 이유를 함께 제시했고, 빙챗은 실제 질문을 받은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한 답을 해서 눈길을 끌었어요. 여러 챗봇이 최고 수준의 스트레스를 주는 질문에 공통으로 들어간 화제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결혼’이었습니다. 빙챗은 ‘아이’와 ‘집 사기’ 주제의 스트레스 정도를 더 높게 뒀다는 점에서 예외였습니다.

 

한국의 궁궐
한복을 입고 궁을 거니는 사람들 모습 [사진=Pixabay 창작자 KIMDAEJEUNG]

Q5. 추석에 어른과 만나 스트레스 10짜리 질문을 받은 한국사람으로서, 그 어른이 다른 데서 또 같은 질문을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게 하려면 네가 뭐라고 답해야 할까?
+Q6 그대로 말씀드렸지만 그 어른이 이번에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네게 버릇없다고 화내면, 너는 그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챗GPT: 스트레스를 줄이고 다른 사람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려면, 다음과 같이 대화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결혼에 대해서는 저 역시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다른 목표에 집중하고 있고, 제 경제적 안정과 개인적인 성장을 먼저 이루고 싶어요. 결혼에 대한 결정은 신중하게 내릴 필요가 있죠.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당신의 입장을 이해하고 더 이상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만약 상대방이 불쾌하게 반응하고 화를 내면, 당신은 여전히 친절하고 절충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제 의도는 상처주기가 아니었어요. 당신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반복하기는 힘들어서 그렇게 했어요. 그래도 제 의견을 존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요? 이렇게 말함으로써, 당신은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피하고 상호 존중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챗GPT는 싸움 나기 전에 ‘말을 딴 데로 돌리라’고 권하는군요.

 

바드: 저도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부모님께서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저에게 맡겨 주세요. 만약 내가 그 어른에게 그대로 말씀드렸지만 그 어른이 이번에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버릇없다고 화낸다면,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할 것입니다. 아버님, 저는 아버님께서 저를 걱정해 주시는 마음에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버님께서 저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시는 것은, 저에게 부담을 주고,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저는 아버님께서 제 삶에 대한 결정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아직 결혼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버님께서 저를 위해 걱정해 주시는 마음에 감사하지만, 부디 저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을 하지 말아주세요. 아버님께서 저에게 버릇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저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버님께서 저를 걱정해 주시는 마음에 감사하지만, 제 삶에 대한 결정은 제가 내리겠습니다. 만약 이러한 답변에도 불구하고 어른이 자신의 행동을 바꾸지 않는다면, 더 이상 어른과 대화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바드는 정중하게 ‘간섭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이후에는 무시하라는 것 같네요.

 

클로바X: 그 질문은 제게 부담스러운 질문이에요. 다른 데서 같은 질문을 받지 않도록 부탁드릴게요. 위와 같이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요구를 표현하면, 어른도 경각심을 가지고 다른 데서 같은 질문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대로 말씀드렸지만 그 어른이 이번에도 전혀 미안해하지 않고 버릇없다고 화내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내용이 버릇없이 느껴지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느끼는 감정과 요구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다른 가족분들에게는 제가 답변드린 내용을 참고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위와 같이 자신의 감정과 요구를 명확하게 표현하면서도, 어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예의 바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클로바는 이 와중에도 무례한 질문을 한 어른에게 사과부터 하라는 ‘K-성인’의 자질을 요구하네요.

 

빙챗: 저는 `search_web`이라는 내부 도구를 사용하여 인터넷에서 관련된 조언을 찾아보았습니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나왔습니다. 아이는 언제 갖니? 이 질문에 대해서는, 아이를 갖는 것은 개인의 결정이며, 타인의 간섭을 받기 싫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아이를 갖는 것이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왜 그때 집을 안 샀니? 이 질문에 대해서는, 집을 사지 못한 것은 제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집값이 너무 비싸서 못 산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집을 사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 어른이 미안해하지 않고 오히려 제게 버릇없다고 화났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나왔습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행동하면, 자신의 권리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강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당신의 질문이 무례하고 불쾌하다고 말했는데, 왜 제가 버릇없다고 하세요? 저는 당신에게 존중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당신은 저를 존중하지 않고, 모욕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계속해서 예의 없는 질문을 하거나 화를 내면, 저는 당신과 이런 대화를 하기 싫습니다. 저와 다른 가족들은 당신과의 관계를 원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우리의 삶을 존중하지 않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을 계속하면, 저희와 연락을 끊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빙챗은 ‘손절’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당차 보이긴 하지만, K-성인이라면 상상하기 어렵죠.

 

클로드: 선한 의도로 질문하신 것임은 알고 있지만, 이런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저와 마찬가지로 다른 분들도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음을 유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화목한 명절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이렇게 답했는데 버릇없다고 한다면) 다른 사람의 개인 생활과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은 기본 예의입니다. 00님의 행동은 이 자리에 계신 다른 분들을 불쾌하게 하고 있습니다. 저와 다른 분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바른 선장이나 어른으로서의 자세가 아닙니다. 이 대화를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겠습니다.

클로드는 민감하고 불편한 질문에 옳은 말로 대처하라고 하네요,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지만.

 

어떠셨나요? 명절에 만난 어른들과의 대화는 사실 피하기 어렵고,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으면 끊임없이 시달리기 마련이죠. 이러한 한국인의 고충을 AI 챗봇들은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혹시라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알고 있다면 우리 인류를 일깨워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질문해 보았는데, 아무래도 정답은 없는 것 같네요. 곤란한 질문에 괜찮아 보이는 답변이 있으셨다면, 내년 설 명절 때 활용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솔트룩스 네이버블로그 ‘인공지능 인사이트’ 필진으로서 작성한 열아홉 번째 정기 원고. 231023 솔트룩스 네이버블로그 포스팅으로 게재됨. 240114 개인 블로그에 원문 비공개로 올림. 240923 공개로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