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안드로이드 테더링이 잘 되다 안 된다

피처 이미지
PIxabay에서 테더링(tethering)을 찾으면 나오는 우주 사진 중 하나.

테더링은 모바일 기기 인터넷을 블루투스 또는 무선랜 핫스팟(Wi-Fi HotSpot) 연결로 노트북같은 다른 기기에 공유해 주는 기능이다. 영어권에선 인터넷 셰어링(Internet Sharing)이라고도 하는 듯.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테더링이 멀쩡하게 작동하다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분명히 안드로이드 기기의 블루투스나 와이파이에 노트북이 연결은 됐는데, ‘인터넷 없음’ 따위가 표시되는 거다. 내 얘기다.

퇴근길에 구글링을 하며 얻은 영어권 포럼의 게시물을 보면서 실마리를 찾았다. 아무래도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의심스러웠다. 노트북 쪽 문제일 수도, 안드로이드 기기쪽 문제일 수도 있었다. 둘 다 문제일 수도 있었다.

노트북 문제라면 이거 아닐까 싶다. 최근 노트북에 윈도10 1주년 업데이트(일명 1607빌드)를 적용했다. 그런데 1주년 업데이트 배포 직후 수많은 사용자들이 기기의 네트워크 접속이 먹통이 됐었다는 이상 현상 제보가 빗발쳤다. 제조사가 직접 배포하는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해결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업데이트 방식으로 제공하는 장치 드라이버가 믿을 물건이 못 된다는 얘긴 이전에도 상식이긴 했다.

만일 1주년 업데이트를 적용하면서 블루투스 및 네트워크 드라이버가 함께 바뀌었다면 이걸 되돌려야 한다. 복구지점을 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1607 빌드 자체를 롤백할 방법은 없다. 드라이버를 삭제하기로 했다.

무선랜 소프트웨어 먼저 삭제했다. 이어 블루투스 소프트웨어도 삭제하려 했다. 실패했다. 프로그램 추가/삭제 메뉴에서 제거를 시도했는데 중간에 시스템 설정이 꼬였는지 마무리가 안 됐다.

그냥 노트북 보조파티션에 기본 저장된 구버전 드라이버를 덮어 씌우기로 했다. 실패했다. 장치제어 소프트웨어 설치프로그램을 실행해도 설치가 진행되지 않았다. 제거하려다 실패한 드라이버의 소프트웨어 버전 정보가 남아 있어서 구버전으로 되돌려지지 않았다. 결국 블루투스 소프트웨어는 하위버전이 아니라 제조사가 배포하는 최신 버전으로 재설치하기로 했다. 하는김에 무선랜 소프트웨어도 최신 버전으로 설치했다.

다시 테더링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이번에도 블루투스 연결은 됐지만 인터넷은 막힌 채였다. 무선랜도 연결은 됐지만 인터넷 없음이 떴다. 네트워크 장치 드라이버만 최신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노트북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드로이드 기기쪽 문제라면 이거 아닐까 싶다. 11월 1일자로 제조사가 정기 배포하는 안드로이드 패치를 적용했다. 보안패치 성격이지만 시스템 설정과 구성요소, 인터페이스와 세부 기능도 소소하게 바뀐다. 이걸 적용하면 사용자가 알지 못하는 시스템 설정값이나 네트워크 기능 구성이 바뀔 수도 있을 듯했다. 하지만 제조사는 중국 회사고 업데이트 이력도 중국어로만 공지가 된다. 뭐가 바뀌었는지 알 수 없고 알더라도 그게 테더링이 안되는 문제를 야기했다고 어디에 친절하게 표시해 줄 리는 없다.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안드로이드 기기쪽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면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공개된 포럼을 찾아 구글링을 해 보기로 했다. 영어권 검색결과 중에 내 상황과 비슷한 케이스를 찾았다. 오랫동안 찾아 다닌 끝에 그런 케이스(http://forum.xda-developers.com/lg-g3/help/hotspot-tethering-internet-acess-t3059593)를 마침내 발견했다.

링크한 내 상황과 비슷한 케이스는 핫스팟과 USB 등 어떤걸로 연결하더라도 테더링이 안 되는 증상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LG G3 사용자였다. 이 사용자는 놀랍게도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냈다. 모바일 네트워크 설정에 가서 액세스포인트 이름(APN, Access Point Names) 설정값을 수정하는 방법이었다. 구체적으론 APN 설정값 중 ‘APN유형(APN type)’이라는 항목에 입력된 값을 삭제하고 공란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APN 설정값은 국내 제조사 출시 기종일 경우 건드릴 필요가 없는 부분인데, 내 경우는 다르다. 중국 제조사 단말기를 쓰고 있어서 초기 기동시 한국 통신사의 APN 정보가 기본 인식되지 않을 수 있다. 접속되더라도 APN 설정값이 잘못돼 있으면 모바일 데이터 접속이나 멀티미디어메시지 송수신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내 기기에 11월 1일자 업데이트가 적용되면서 APN 설정값에 변동이 있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항목을 찾아 들어가니 못 보던 APN 세팅이 몇 개 생긴 것 같았다. 전에는 직접 작성한 APN 프로파일 1개만 보였는데 이젠 직접 작성한 프로파일 1개와 처음 보이는, 아마 통신사 쪽에서 자동으로 잡아놓는 걸로 짐작되는 프로파일 3개까지 총 4개가 있었다. 각각의 프로파일을 열어 보니 위에서 공란으로 두라고 지적한 APN유형 항목의 값이 전부 제각각이었다. 특히, 내가 직접 작성한 APN 프로파일은 이미 APN유형 항목의 값이 비어 있었는데, 못 보던 프로파일들에는 APN유형 항목의 값이 비어있지 않고 뭔가 입력된 채였다.

기존 APN 프로파일 대신 자동 설정된 것처럼 보이는 다른 APN 프로파일 중 무난해 보이는 것을 하나 선택했다. 그러자 직접 작성한 프로파일 정보는 바로 사라졌다. 이 상태에서 기기를 재시작해 보기로 했다. 기기 재시작 후 테더링을 시도했다. 이제 된다! 노트북으로 테더링 연결을 해서 인터넷 접속이 된다! 무선랜 핫스팟을 통한 인터넷 공유도 작동했다. 이로써 문제가 해결됐다.

교훈: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멀쩡히 쓰던 테더링이 안 되면, 특히 블루투스나 무선랜 핫스팟 연결엔 이상이 없고 ‘인터넷 없음’같은 문구만 표시된다면, 모바일 기기의 APN 쪽 설정을 바꾸거나 초기화해 보도록 하자. 이 설정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을 경우 전화는 되는데 데이터통신은 안 되기도 하고, 3G 데이터는 터지는데 LTE 접속은 안 되기도 하며, 여기에 한참 써 놨듯이 LTE 데이터 통신은 되는데 테더링을 통한 인터넷 공유는 안 되기도 한다.

여담: 100% 해결했다고 할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테더링이 되긴 되는데 연결 속도가 답답할 정도로 느려서 노트북으로 웹서핑 하기도 만만치가 않다. 이건 또 왜 이럴까. 윈도10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건드려서 그런걸까, 아니면 그냥 기분탓일까 ….

170402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