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과 자바API 저작권 소송중인 구글이 법정에서 초대형 암초를 만났다. 자신들이 지난 2008년부터 최근까지 안드로이드로 얼마나 벌고 남겼는지, 소위 ‘밑천’이 까발려진 것. 내용을 보면 안드로이드의 상업적 가치가 높은데도 구글이 자바API 저작권료를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오라클의 주장에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
오라클 기습 폭로에 구글-애플 ‘당혹’ (160122)
http://m.zdnet.co.kr/news_view.asp?artice_id=20160122161454
아래부터는 당시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정보에 내 잉여짓을 가미한 분석이다.
2016년 1월 오라클의 폭로에 따르면 구글이 2008년 이래로 (2015년까지) 안드로이드 매출 310억달러 이익 220억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숫자가 정확하지 않고 정확하더라도 아무도 신경 안 쓸 것 같지만 나 혼자 놀란 사실 2가지를 정리한다.
1. 오라클은 2012년 당시 안드로이드가 구글에 매일 1천만달러씩 연간 36.5억달러를 벌어 준다고 주장했는데, 누적 매출을 작년(2015년)까지 집계됐다 치고 연평균을 내면 38.75억달러로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2. 그리고 310억달러라는 안드로이드 부문 매출은 같은기간 구글 전체 매출의 1할(10%)도 안 되는데, 이익은 같은기간 구글 전체 순이익 4분의 1(25%) 이상이다. 즉 안드로이드는 티 내지도 않으면서 구글의 배를 불려 준 공신이다.
내 무식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검산 과정은 아래와 같다.
https://investor.google.com/financial/tables.html
구글 매출은 2008년 218억달러, 2009년 237억달러, 2010년 293억달러, 2011년 379억달러, 2012년 460억달러, 2013년 556억달러, 2014년 660억달러, 2015년 Q1, Q2, Q3 매출은 각각 173억, 177억, 187억달러. Q4 실적이 2015년 분기 평균이었다 치면 (3분기 합산 537억에 더해) 2015년은 715억달러.
그래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년동안 구글이 얼마 벌었을까? 다 더하니 3천518억달러. 한국돈 421조8천억원쯤. (2015년 한국정부예산이 382조원임)
구글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기간중 영업이익률이 대개 30% 중반, 순이익률은 20% 중후반을 유지했다. 괜찮은 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40% 가까이 튈 때도 있었지만 드문 일이었고 연평균은 20% 중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 때 순이익률은 20% 턱걸이. 최근 3년간은 30%를 넘은 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
구글은 그간 안드로이드가 큰 돈을 벌어 주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앞서 계산해본대로 7년간 안드로이드 사업 매출은 전체 비중으로 치면 10%도 채 안 되지만, 무려 70%에 달하는 이익률을 자랑하는 아이템이다. 즉 안드로이드는 부실한 구글의 이익구조를 엄청나게 상쇄해 주고 있는 알짜중의 알짜 사업이라는 얘기.
(171219 내용 추가) 실제 2015년 Q4 매출은 213억달러, 합산한 2015년 전체매출은 750억달러로 기존 추정치를 상회했다. 2008~2015년 구글의 합산매출도 3천553억달러로 좀 더 나왔다. 전체 서술 흐름상 큰 차이는 아닐 듯. 그간 소송은 구글이 자바API 저작권 공정이용 논리를 인정받고 오라클의 대법원 상고가 기각당한 이후 소강상태지만, 오라클은 아직 포기하지 않은 걸로 안다. 올해(2017년)는 조용히 지나갈 모양인데 내년엔 또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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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122 쓰다 말았음. 170402 옮김. 171219 작성 재개, 내용 보충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