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큐레이션부터 리포트까지… 생성 AI ‘구버’ 써봤습니다

솔트룩스의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 ‘구버(Goover.ai)’가 2024년 7월 초 오픈 베타 버전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곧바로 써 볼 수 있습니다. 구버는 한국의 기업용 AI 솔루션 기업 솔트룩스에서 생성 AI 연구 조직이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탄생한 미국 스타트업 구버(Goover)를 통해 제공됩니다. 이 서비스 명칭과 사명은 심층 조사와 분석을 뜻하는 영어 관용구 ‘Go over’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인터넷 이용자의 일상 생활과 지식 노동자의 업무 활동에 필요한 자료 조사와 분석을 돕기 위해 설계, 개발됐다고 볼 수 있는 이름입니다.

구버는 솔트룩스의 거대언어모델(LLM) ‘루시아(Luxia)’와 그래프 검색증강생성(Graph RAG)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에 흩어져 있는 웹 기반 공개 정보와 사용자가 개별 등록한 유료 구독 서비스의 정보를 참조하며 질문에 최적화된 답변과 출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유료 구독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진 않았지만, 제가 구버를 잠깐 체험해 본 결과 실제로 다양한 온라인 정보 수집과 이를 가공, 정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에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겠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픈 베타 서비스 단계인 구버의 실사용 사례에 초점을 맞춰 핵심 기능을 소개해 봅니다.

무엇이든 구버에게 물어보세요… 심층답변 생성하는 AI 챗봇 ‘애스크 구버’

‘구버’ 초기 화면

구버 서비스에 가입하고 로그인하면 첫 화면 왼쪽에 ‘홈’ ‘내 브리핑’ ‘소셜 브리핑’ ‘검색’ ‘리소스’ 버튼이 배열된 막대형 메뉴가 놓여 있고, 주 화면에 “○○○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도움을 드릴까요?”라는 인사말과 애스크 구버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프롬프트가 나타납니다. 제가 이 “메세지를 입력해주세요.”라는 안내문을 띄우는 프롬프트에 어떤 문장이나 키워드를 입력하면, 마이크로소프트 검색엔진 ‘빙’처럼 생성 AI 기반으로 작성된 텍스트를 보여 줍니다.

애스크 구버는 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이나 문장은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나 일본어 등 외국어도 이해하고 답해 줍니다. 답변 언어를 지정하지 않으면 어떤 언어로 묻든 한국어로 답하고, 프롬프트에 답변 언어를 지정하면 해당 언어로 생성된 답변을 보여 줍니다. 의미가 같은 질문이어도 어떤 언어로 질문하는지, 어떤 언어로 답하게 하는지에 따라 생성된 답변 내용, 표현, 길이 등은 모두 달라진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구버 AI 챗봇에 한국어(왼쪽)와 다른 언어(오른쪽)로 질문해 얻은 답변 결과

예를 들어 애스크 구버에 “한국 기업이 최초의 글로벌 서비스로 만든 생성 AI 챗봇 서비스로서 자신을 제게 소개해 주세요.”라고 요청 시 출력된 답변은 아래와 같은 한국어 네 문단으로 생성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기업이 최초로 만든 글로벌 생성 AI 챗봇 서비스인 ‘Goover’입니다. 제가 속한 Saltlux는 AI와 데이터를 선도하는 기술 기업으로, 저는 그들의 최첨단 언어 모델 Luxia를 사용하여 여러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은 생성형 AI 기술의 도입과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클로바X(CLOVAX)’와 같은 AI 서비스를 통해 국내 챗봇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저희 Saltlux도 역시 이러한 경쟁에서 앞장서고 있으며, AI 관련 다양한 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하여 한국어에 강한 생성형 AI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였습니다.
정부 또한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AI 기반 기술과 인프라의 확충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생성 AI 기술이 국내에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국 국민들은 챗봇에 매우 친숙하며, 일상 생활과 업무에서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에 대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와 동일한 의미의 질문을 영어(Please introduce yourself to me as a generative AI chatbot service created by a Korean company as the first global service.)나 일본어(韓国企業が最初のグローバルサービスで作った生成AIチャットボットサービスとして自分を私に紹介してください。)로 입력하면, 역시 한국어 답변을 생성하는데 그 길이가 두 문단으로 짧아지고 내용도 단조로워집니다. 마지막 일본어 질문에 “일본어로 답해 달라”는 조건을 달아도, 축약된 한국어 답변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죠.

어떤 언어든 정보가 풍부한 주제일 경우에는 별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특정 언어로 답을 요구할 때는 인터넷에 그 언어로 된 해당 주제의 정보가 부족할 때 답변을 생성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내 상황과 관련된 질문을 한다면, 한국어 질문에 한국어로 답하게 하는 것이 가장 풍부한 답변을 잘 생성할 것이라고 짐작했습니다.

번거로운 검색 결과 요약 그만… 자동 생성되는 보고서 ‘브리핑’

그리고 애스크 구버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실시간 정보를 반영해 제공된다는 점, 참조한 출처를 명시해 준다는 점이 오픈AI의 챗GPT와는 다릅니다.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소프트 빙, 네이버 생성 AI 검색 ‘큐’, 미국 스타트업 ‘퍼플렉시티’같은 곳의 서비스와 더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브리핑 만들기’ 정보 입력 화면

애스크 구버의 답변은 보고서 요약 기능인 ‘브리핑’과 연동된다는 점에서 이들에 비해 더욱 편리합니다. 애스크 구버는 텍스트 답변을 생성하면서 참조한 온라인 콘텐츠나 웹서비스의 출처를 카드 형태로 화면 아래 “브리핑 레퍼런스”라는 영역에 배열해 주는데요. 이 브리핑 레퍼런스 영역 오른쪽 위 표시되는 ‘GO OVER’ 버튼을 누르면 지금까지 진행한 질의응답 내용을 바탕으로 ‘새 브리핑 만들기’ 기능이 실행됩니다. 브리핑 제목과 설명이 자동 요약 기능으로 입력되고, 저는 이 브리핑에 쓸 보고서 유형을 용도에 따라 ‘일일 보고서’ ‘제품 리뷰 보고서’ ‘투자보고서’ ‘저널 노트’ 가운데 선택해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작성한 보고서를 다른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할지, 저 혼자서 정보 수집과 분석 용도로 저장하도록 ‘비공개’할지도 정할 수 있습니다.

브리핑 제목, 설명 입력 후 리포트 타입과 공개 여부를 결정했다면 ‘만들기’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사용자가 애스크 구버와 대화를 나누고 답변을 요구한 주제와 관련한 보고서가 즉시 생성됩니다.

생성된 브리핑은 구버의 기본 화면 왼쪽 메뉴 두 번째 버튼인 ‘내 브리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생성 AI 챗봇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진 저와 구버의 대화를 기반으로 ‘제품 리뷰 보고서’를 생성하자, 구버, 클로바X, 엑사원, KoGPT 2.0 등을 AI 챗봇 제품으로 분류해 분석한 보고서가 뚝딱 만들어졌어요.

브리핑 만들기로 생성한 보고서 본문 열람 화면

이 보고서는 “생성형 AI 챗봇의 현황과 경쟁력 비교”라는 제목에 여러 챗봇의 성능, 디자인, 활용 사례, 신뢰성과 안정성, 사용자 평가 등을 분석하고 결론을 제시합니다. 결론 뒤에는 ‘용어집’과 ‘출처 문서’ 링크까지 제공하는데 이 출처 문서는 앞서 챗봇과 대화할 때는 참조하지 않았던 내용을 담은 인터넷 정보이고,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로 된 문서와 콘텐츠도 함께 찾아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브리핑 기능으로 이렇게 생성된 보고서를 열면 이렇게 함께 사용된 추가 자료의 출처가 화면 오른쪽의 ‘리포트 레퍼런스’ 영역에도 표시됩니다.

리포트 레퍼런스 영역의 화면 맨 위를 보면 ‘애스크 구버’ 버튼이 또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AI 챗봇과 대화하며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입니다.

저는 “이 보고서에서 다룬 4가지 제품의 종합 평점을 계산해 주고 높은 순서대로 열거해 주세요”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클로바X가 9.5점, 엑사원이 9.0점, KoGPT 2.0이 8.7점, 구버가 8.2점의 종합 평점을 받았다는 답변이 생성됐어요. 이것은 보고서 내용을 제대로 요약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보고서는 7가지 항목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했는데 단순 합산하면 구버가 59점, 엑사원이 56점, 클로바X가 55점, KoGPT 2.0이 53점을 기록했다고 했거든요. 아직 보고서 기반의 질의응답 부분은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키워드 사이의 관계를 한 눈에 보여 주는 시각화 기능 ‘커넥텀’

브리핑 목록에서 특정 주제를 선택한 ‘브리핑 페이지’ 화면

제가 앞서 생성한 보고서를 다시 보거나 계속 관련 정보를 추적하고 싶다면 왼쪽 메뉴의 ‘내 브리핑’ 버튼을 활용하면 됩니다. 내 브리핑 버튼을 누르면 ‘나의 브리핑’ 영역이 표시됩니다. 나의 브리핑 영역에는 보고서를 생성했던 주제별 ‘브리핑 페이지’를 열 수 있는 버튼의 목록이 표시되는데요. 이 목록에서 하나를 선택하면 오른쪽 주 화면에 해당하는 주제의 보고서가 포함된 브리핑 페이지가 펼쳐집니다.

브리핑 페이지 맨 위에는 앞서 보고서를 생성하기 전에 애스크 구버와 진행했던 대화와 브리핑 레퍼런스 영역이 그대로 표시되고, 그 아래에는 ‘○○○님을 위한 맞춤 브리핑’ 영역이 전개됩니다. 이 영역에는 우선 ‘오늘의 브리핑 요약’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포함한 주제 관련 안내문이 표시됩니다. 그리고 브리핑 주제와 관련된 기업, 기관들이 한글 표기 명칭과 공식 로고 아이콘으로 표시되는데, 이 아이콘은 한국어 위키피디아의 해당 조직 웹페이지로 연결됩니다.

바로 아래에 브리핑 주제의 보고서를 열 수 있는 ‘리포트’ 영역이 있고, 그 오른쪽 옆에는 보고서 주제와 내용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키워드 간의 관련성을 시각화해 보여 주는 ‘커넥텀’ 기능이 있습니다. 구버 서비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 기능은 “파편화된 정보의 연결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또, 다양한 주제 간의 새로운 연결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브리핑 페이지 내 특정 주제의 키워드 시각화 기능 ‘커넥텀’

커넥텀은 브리핑 페이지 일부로 보거나 오른쪽 위 ‘확대보기’ 버튼을 눌러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둘 다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주제와 관련된 여러 키워드를 표시하고 있고, 각 키워드의 중요도나 관련 키워드가 많은 정도에 따라 글씨 크기와 키워드의 위치를 표시한 원 영역(노드) 색상을 다르게 나타냅니다. 관련 키워드와 많이 연결돼 있을수록 ‘핵심 노드’로서 더 큰 글씨로 표현되고, 원 영역 색상은 빨갛게 칠해집니다. 핵심 노드에 연결된 다른 노드는 ‘연관 노드’로서 작은 글씨로 표현되고, 원 영역 색상은 노랗게 칠해집니다. 연관 노드에서 추가로 파악되는, 나머지 노드는 ‘주변 노드’로서 가장 작은 글씨와 어두운 보라색 바탕의 점으로 표현됩니다.

커넥텀 기능을 확대보기 화면으로 띄우면 왼쪽 위에 이러한 노드의 유형을 구분하는 ‘범례’ 표시를 켜고 끄는 버튼과 전체적으로 화면에 표시되는 노드의 수를 늘리거나 줄일 수 있는 ‘노드 수 조절’ 막대의 표시를 켜고 끄는 버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노드 수 조절 막대를 표시하면 기본 상태가 모든 노드를 최대한 표시하는 것임을 알 수 있고, 막대의 표시기(파란 단추)를 왼쪽으로 옮기면 옮길수록 핵심 노드에 연결된 ‘연관 노드’나 ‘주변 노드’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표시기를 막대의 맨 왼쪽으로 옮기면 핵심 노드와 그 연결만이 남습니다.

이 시각화 기능은 우선 직관적으로 키워드 간의 관련성을 보여 주고, 추가로 핵심 노드에 해당하는 키워드가 어떻게 관련되는지도 알려 줍니다. 서로 연결된 핵심 노드를 함께 클릭해 선택하면 두 핵심 노드에 해당하는 키워드 간의 관계가 화살표와 단어로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이렇게 핵심 노드만 남은 커넥텀 화면에서 핵심 노드 중 ‘Saltlux’와 여기에 연결된 또 다른 핵심 노드인 ‘Luxia’를 마우스로 클릭해 선택해 봤는데요. 이 때 두 노드를 연결한 선 위에는 Saltlux 노드에서 Luxia 노드 방향을 가리키는 노란색 화살표가 나타나고, 그 화살표와 함께 ‘ANNOUNCED’라는 단어가 나타납니다. Saltlux가 Luxia를 발표했다(ANNOUNCED)는 뜻이죠.

앞서 솔트룩스가 구버를 소개할 때 이와 같은 이름을 쓰는 구성요소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구버라는 생성 AI 서비스가 ‘Connectome’이라는 핵심 구성요소를 활용해 “전 세계 웹에서 맞춤형 정보를 찾아 주고 이를 기반으로 자동 생성된 심층 리포트까지 제공”한다고 설명했거든요. 브리핑 페이지 안에 있는 커넥텀이 한글 표기상 같은 명칭이긴 하지만, 앞서 언급된 구버의 핵심 구성요소와 이 브리핑 페이지의 시각화 기능은 개념상 다른 층위에 있습니다. Connectome이라는 핵심 구성요소가 구버 생성 AI 서비스의 검색, 대화형 챗봇과 더불어 시각화 기능인 커넥텀의 동작을 지원하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솔트룩스 네이버블로그 ‘인공지능 인사이트’ 필진으로서 작성한 스물여섯 번째 정기 원고. 250127 개인 블로그에 원문 비공개로 올림. 250321 공개로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