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치 에버노트 기록 보존하기

대략 2016년부터 블로그를 만들고 뜸하게나마 글 쓰고 공부한 흔적을 남겨 봤다. 그리 활발하지 못했다. 그간 쓴 기사와, 취재하고 공부한 자료를 옮기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듯하다. 노동집약적 콘텐츠 가공 생산 프로세스를 통해 활발함을 가장할 계획이다.

2019년 새해 계획이다. 새로 만든 [worklogs]라는 카테고리에 매일 수십건 이상 글을 올릴 계획이다. 에버노트 앱에 쌓인 개인 업무 기록을 최근 시기 것까지 모두 블로그에 보존하는 게 목표다. 시한은 올해 말까지다. 블로그 운영 3년만의 장기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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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알파벳 필기체로 작성된 낡은 편지지.
에버노트 앱에 그간 쓴 취재기사, 외신기사, 보도자료, 인터뷰와 행사 등 현장취재 질의응답, 전화와 이메일 등 원격취재 채록이 수천 건 있다. 그중 이미 보도된 취재 및 외신 기사 수천건과 현장취재 기록을 순차적으로 편집해 블로그를 통해 공개할 셈이다.

글 발행 후 추가(190218)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건 그다지 우아하지 못한 일이었다. 순전히 단순반복 가내수공업이었다. 매일 몇시간씩 투자해 수십개 포스팅 내용을 정제하고, 서식을 편집하고, 태그를 붙이고, 글의 제목을 새로 달았다.

한 번은 주말 이틀을 꼬박 투자하기까지 한 결과, 간신히 오늘 기준으로 2009년도 입사 후 연말까지 작성한 취재기사, 외신기사, 외신연습, 현장채록 텍스트를 정리해 177건의 포스팅으로 게재했다.

포스팅을 매일 1시간 간격으로 24시간 내내 발행하는 방식으로 예약해 노출시키며 며칠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실제 들인 품에 비하면 너무 짧은 평화다. 2010년도 이후 생산한 기록에도 동일한 수고를 들여야 할지, 고민스럽다.

이 짓을 시작한 배경

카테고리 이름을 결정했지만, 글에 어떤 표지를 쓰는 게 적절한지 마저 고민 중이다. 제목 앞에 [취재] [외신] [채록] [자료]따위를 쓸지, 그냥 모든 유형을 퉁쳐 [보존]쯤으로 쓸지 고민이다. 기사화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두 가지만 구별해 써도 괜찮을 듯싶다.

이 계획을 처음 언급한 건 아니다. 2018년 8월 29일에 페이스북 친구 공개 글로 다음과 같이 쓴 적이 있다.

식솔들 끼니 걱정 없는 무한한 시간이 당장 주어진다면 시작해볼 수도 있는(=굳은 의지나 노오력만으로 할 수 없는) 것들 1. 온라인 업계용어사전 제작 2. 일반기업 보안담당자 인터뷰/보안부서 탐방기 릴레이 3. 언론계 위키피디아 운영 4. 문송들을 위한 양자컴퓨터/양자암호 기술 현황과 전망 소개 5. 에버노트에 쌓인 9년치 기사/취재기록 개인 블로그에 태그 붙여서 아카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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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29일 페이스북 친구 공개 글.

위 스크린샷으로 확인할 수 있듯 페친 중 40여명이 ‘좋아요’로, 7명이 ‘댓글’로 반응했다. 응원이 힘입어 곧바로 실행에 나서고 싶었지만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여전히 시간은 유한하고 그 상당 비중을 식솔들 끼니 걱정 상쇄하느라 쓰고 있다.

다섯 가지 계획은 모두 꽤 많은 시간과 품을 들여야 진행할 수 있다. 생업과 별개인 일상에도 상당한 희생이 필요하다. 그나마 업무기록 아카이빙을 고른 이유는, 실행 부담이 가장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결과, 이는 큰 착각으로 드러났다.

190210 씀. 190218 지난 2009년 업무기록 177건 게재 완료 후기 편집. 191226 일부 수정. 240222 펼치기 숏코드 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