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 5Ghz 무선랜 오락가락하는 휴맥스 T3Av2 공유기

(200429 추가) 이 포스팅에서 지적한 휴맥스 유무선 공유기 T3Av2 AC1200 Multi-Function 모델의 이상 동작을 제조사에 알린 뒤 몇 가지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동일 모델 제품으로 교환을 받았다. 교환받은 제품을 이틀 째 메인 공유기로 사용 중인데, 문제가 해결됐다고 단정하기엔 이르지만 교환 전의 이상 동작 현상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200429 추가 끝)

피처 이미지
휴맥스 유무선공유기 ‘T3Av2’ [휴맥스 공식 홈페이지]

해결 전 문제 설명

얼마 전까지 휴맥스가 2018년 출시한 유무선공유기 T3Av2 AC1200 Multi-Function 모델을 사용 중이었다. 지난 몇 주 동안 이상한 문제가 발견돼, 더 이상 쓰지 않고 있다. 지금은 기존 유무선공유기를 재설치해 쓰고 있다.

증상을 요약하면 이렇다. 실내에서 휴맥스 T3Av2 기기의 5GHz 와이파이로 무선인터넷 공유 기능을 작동시킨다. 이 무선인터넷 SSID에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 온갖 클라이언트를 연결해 쓴다. 그러면 불특정한 시점에 임의의 기기 한 대가 인터넷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

이 때 인터넷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클라이언트의 5GHz 와이파이 연결은 끊기지 않고 유지된 상태이며, 해당 기기 외에 다른 연결 중인 클라이언트의 인터넷은 매우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여러 기기가 연결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중 한 기기의 인터넷만 제대로 안 된다니, 미스터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문제가 생긴 기기로는 텍스트 웹페이지 정도의 데이터 송수신만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게임 로그인, 이미지와 동영상 전송 등 용량이 큰 데이터 송수신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그리고 심할 땐 텍스트 웹페이지도 제대로 안 열린다.

여러 정황과 현상을 근거로 짐작컨대 휴맥스 T3Av2 기기의 불량 내지 결함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의심하게 되는 배경 사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이 현상은 클라이언트 사용자가 특정한 조작이나 설정을 변경했을 때 발생하는 게 아니다. 정상적으로 사용 중이던 기기와 설정 상태에서 임의의 시점에 재현된다. 정상적으로 사용 중인 기기에서 언제 이 현상이 나타날지 예측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 현상이 한 번 발생하면 절대 자연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2) 이 현상은 클라이언트의 와이파이 기능 및 성능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다. 한 번 발생할 경우 클라이언트를 재시작하거나, 클라이언트의 와이파이를 껐다 켜거나, 와이파이 SSID 정보를 삭제 후 재등록하거나, 와이파이 연결을 끊었다 재연결하는 것은 이 현상을 해결하지 못했다.

3) 이 현상은 휴맥스 T3Av2 유무선공유기를 재시작하면 적어도 특정 클라이언트에서 해결된다. 하지만, 최초 문제가 있었던 기기가 아닌 다른 기기로 문제가 ‘옮아간’ 현상이 빈번하게 재현된다. 즉 높은 확률로 같은 무선 네트워크의,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다른 클라이언트에서 이 현상이 재현된다.

4) 이 현상은 클라이언트와 T3Av2 기기의 호환성 문제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 현상은 특정한 클라이언트 1대와 T3Av2 공유기 사이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 사용 중인 다수의 클라이언트 중 임의의 1대와 T3Av2 공유기 사이에 발생한다.

5) 이 현상은 그간 사용해 온 모든 유무선공유기 가운데 휴맥스 T3Av2에서만 발생했다. 문제의 T3Av2에 적용한 것과 동일한 5GHz 와이파이 설정을 이전부터 썼던 타사 유무선공유기에 적용해 써 본 결과, 이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6) 이 현상은 T3Av2를 기본 동작인 ‘라우터 모드’를 씀으로써 확인됐다. 그에 앞서 T3Av2의 하드웨어 스위치를 변경해 쓸 수 있는 옵션 동작인 ‘익스텐더 모드(와이파이 리피터)’를 써 왔는데 이 방식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7) 특기할만한 점.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하게 네트워크 구성을 바꿔 보다가, T3Av2를 메인 공유기로 쓰고 타사 유무선공유기를 유선 연결해 같은 네트워크의 허브로 만든 적이 있다. 이 때 T3Av2의 와이파이에선 이 현상이 그대로 나타났고, 허브 역할을 하는 타사 기기의 와이파이에선 문제가 없었다.

8) 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자로서 기초부터 심화 단계까지 취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다 한 것 같다. 그리고 T3Av2의 펌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사용 중이고, 여기에 와이파이로 연결했던 모든 클라이언트의 소프트웨어 역시 최신 버전을 사용했다.

일단 내가 사용 중인 기기는 정상 동작하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현재 시판 중인 모든 T3Av2 기기가 동일한 문제를 보일 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현상을 해결할 방법이나 제품 구매자를 위한 사후지원 안내를 받기 위해 휴맥스 홈페이지 문의란에 글을 썼다. 어떤 회신이 올지 기다려 본다.

이 제품은 2018년 8월 와디즈에서 크라우드펀딩으로 출시 전 제공된 보상품이다. 수개월 이후 정식 출시된 제품과 뭔가 다른 점이 있을 수도 있다.

문제 해결 과정과 결과

(200421 추가함)

지난 주 문의에 답변을 받았다. 휴맥스 서비스 센터에 입고해 제품 이상 유무를 점검받아 보라는 내용이었다. 점검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갖춰 택배로 보냈다.

이 때 회사 측은 내게 매우 불필요해 보이고 번거로운 요구를 했다. 제품 입고시 택배 상자에 1) 제품 구매 영수증 2) 이상 증상 여부 메모 3) 구매자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같이 넣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1)을 요구하면서, 온라인 쇼핑몰 구매라서 영수증이 없을 경우 구매내역 화면 캡처를 출력해 보여 달라고 했다. 나는 이 답변이 온 메일에 집에 프린터가 없으니 구매내역을 이미지 캡처로 증빙할 수 있는 창구를 알려 달라고 회신했지만, 이에 대한 답을 받지 못했다. 결국 동네 PC방 다섯 곳을 뒤져 겨우 프린터 출력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에 가 돈을 내고 구매 영수증을 출력했다.

2)와 3)은 회사 측에서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봤는데 역시 굳이 택배 상자에 넣어 달라고 하기에, 문의 게시판의 문답 화면을 그대로 출력해 함께 넣었다. 회사 측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본 이유는 내가 이미 휴맥스 홈페이지에 가입하면서 사용자 정보로 제품 시리얼번호와 구매날짜 등 정보를 등록했고, 문의 게시판에 이상 증상을 남기면서 실명과 전화번호를 함께 노출하도록 돼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 사정을 알 수 없지만 짐작컨대 휴맥스 홈페이지 관리 부서에서 입고를 안내한 뒤 휴맥스 서비스 센터로 정보를 넘기는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문제가 있는데, 택배사로부터 도착 알림을 받았지만 정작 휴맥스 서비스 센터 측으로부터는 오늘 내가 보낸 제품을 받았다거나 입고 절차가 진행된다는 안내도 오지 않았다. 이 역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200429 추가함)

휴맥스의 서비스 신청 관련 절차에 불편 사항을 제기한 뒤 하루만에 답변을 받았다. 답변 요지는 1) 불편을 끼쳐 죄송하고 건의한 개선 사항은 추후 휴맥스 사후지원 안내에 적극 반영하겠다 2) 서비스센터로 제품이 입고돼 점검 접수가 완료됐고, 점검은 입고 순으로 진행된다 3) 제품 문제 증상 확인에 며칠이 걸릴 수 있는 점 양해 바라며 점검이 완료되면 유선 상으로 안내하겠다, 이렇게 세 가지였다.

점검이 언제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 점검이 완료됐다는 연락을 서비스센터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점검 결과 위 본문에 열거한 이상 동작이 재현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보유 중인 동일 제품의 ‘샘플’로 교환 처리해 줄 수 있는데 교환 받을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원한다고 답했고, 이 연락이 온 당일 오후 택배로 발송된 샘플을 이튿날 오후에 받았다. 그게 어제였다. 받은 샘플 제품을 밤부터 메인 공유기로 세팅해 이틀 째 사용 중이다.

결론적으로, 서비스센터에서 제공한 샘플 제품은 여기에 열거한 문제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점검을 보낸 제품과 교환을 받은 샘플 제품이 별개의 하드웨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동일한 제품이라고 했지만 두 제품간의 차이에 내가 겪은 이상 동작의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정하기로는 내가 쓰던 제품이 재작년 와디즈 크라우드펀딩의 모금을 통해 제공된 리워드(후원자 보상품)로, 정식 출시 이전 단계에 초기 생산된 모델이라 하드웨어 설계나 내장 부품의 안정성이 이후 양산 제품보다 떨어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만 이 쪽에선 분명히 확인된 이상 동작이 서비스센터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리 집의 인터넷과 전체 네트워크 기기 환경의 특수성이 작용했을 여지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 쪽을 유력시하면 어째서 점검 보낸 제품만이 문제를 일으켰고 교환을 받은 제품은 문제를 안 보이는지 설명할 새로운 근거가 필요한데, 나는 그걸 확인할 수 없다.

여담으로 서비스센터 측에서 샘플 제품으로의 교환 의사를 물을 때 ‘그게 뭐냐’고 하자, 그냥 ‘포장되지 않은 새 제품’이라는 게 답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사후지원 용으로 보유 중인 리퍼비시 기기로 추정된다. 외관상 먼지가 좀 묻어 있고 정품 포장 박스는 함께 제공되지 않았지만 점검을 위해 내가 1년 이상 사용하다 보낸 그 제품보다 더 나쁜 상태라고는 할 수 없다.

200416 씀. 200421 추가함. 200429 추가함. 240222 펼치기 숏코드 제거.